시절 인연

어제 시댁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히타쿠와 예전 친구들 이야기를 했다.

"연락도 안되네. 되게 친했었는데.."

"다 시절 인연인거지."

그리고는 지나간 시절 인연들을 떠올려 보았다. 내 인생에서 그 시절에만 남아줘서 다행인 사람들도 몇 있긴 하지만, 대부분 아쉽고 고맙기만 한 사람들이다. 언젠가 핸드폰을 바꾸면서 저장된 연락처를 다 옮기지 않아 아예 소식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고 '결혼했구나', '애기 낳았구나' 정도는 알 수 있지만, 대뜸 안부를 묻기에는 어색하기만 하다.

가장 먼 기억의 시절 인연이 누구일까 떠올렸을 때, 손민지라는 친구가 생각났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종종 만나서 놀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친구는 진취적이고 당당하고 멋졌던 것 같다.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그 친구와 분리수거장에서 디자인 책을 찾으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디자이너가 되었을까? 멋지고 도전적인 어른이 되어있을 것 같다.

진성고등학교에서 내 짝언니였던 옥자언니와, 짝오빠였던 민성오빠. 제가 전학가던 날 펑펑 울던 언니 얼굴 종종 생각나요. 내 생일날 따로 불러서 생일 선물을 챙겨줬던 언니 오빠. 정말 많이 많이 고마웠어요. 2005년 1학년 7반 친구들, 전학가던 날 울면서 앉아있는 나에게 친구들이 한명 한명 다가와서 건네주었던 편지들은 봉투 하나를 가득 채웠다. 아직도 그 편지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착하고 재밌었던 사물놀이 동아리 선배 동기들.

대학교 시절 인연들.. 독토 사람들, 로타랙트 사람들, 열하나 사람들, PACE 동료들, LC 친구들, 선영이, 소은이, 입학처 사람들, 주영이, 법대 나부랭이들, 보미쌤, 안나쌤, 민호쌤, 국제교류팀 공쌤 (내 영어 이름 yooni를 지어주셨다)

DEMO yellow 팀, SDS 대기탐 동기들, 현차 입사 연수 동기들.....

내 인생의 부분 부분을 채워준 시절 인연들이 모두 잘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