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 > 포르투갈 🇵🇹 버스로 넘어가기

우리가 예약한 버스는 2층 버스였는데, 우리는 맨 앞 좌석에 앉고 싶었지만 앱에서 예매할 때 좌석을 따로 지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출발 직전 앱을 통해 확인해보니 2층 맨 앞 좌석은 예매되어 있지 않았다. 즉 빈자리임! 우리는 혹시라도 자리 주인이 오면 비켜드릴 생각을 하고 우선 맨 앞자리에 앉았다. 창밖 풍경을 정면으로 보며 가며 지친 정신을 달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버스 노선의 첫 출발지에서 탑승했기 때문에 매번 중간중간 정류장에서 멈출 때마다 2층 1열 자리가 혹시 예매되었나 확인하면서 소소한 기도를 드렸다. 다행히 내내 이 자리는 예약되지 않았다.

1열: [A] [B] | 복도 | [C] [D]

이런 구조에서 나는 B, 히타쿠는 C 자리에 앉고 편하게 창밖을 바라보며 가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어떤 젊은 남자(중국분으로 추정)가 오더니 A 자리에 앉고 싶다고 했다. 아마 이분도 예약된 자리는 다른 곳인데 앞 자리에서 경치를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앞 자리 앉고 싶어도 옆에 누구 있으면 나는 굳이 들어가서 앉으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 같은데(빈 자리가 엄청 많았음), '이 분은 특이하신 분이네' 하고 들어가실 수 있도록 해드렸다. 근데 가는 동안 격정적인 통화를 너무 오래 하길래 짜증이 치솟았지만 넘나 피곤했기 때문에 귀마개 끼고 잘 잤다. 한참 통화하며 역정을 내더니 미안했는지 휴게소에서 멈췄을 때 다른 자리로 이동하셨다.

마드리드에서 포르투까지는 버스로 8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휴게소를 한 번 들른다. 그 휴게소가 스페인에 있던 건지 포르투갈에 있던 건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K-휴게소에 익숙해진 우리는 스산한 휴게소 분위기, 무표정으로 담배만 뻐끔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근처를 떠도는 커다란 들개(다쳤음 ᵒ̴̶̷̥́ ᯅᵒ̴̶̷̣̥̀ ) 인해 조금 쫄았다. 배를 채우기 위해 크고 비싸지 않은 가성비 빵들을 고르고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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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사태 이후 긴장이 풀려서인지, 꽤 긴 이동시간임에도 내내 푹 자며 이동했다.

만족스러운 숙소

여행 중 가장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가격 생각 안하면 바르셀로나 숙소가 진~짜 좋았지만, 포르투에서 머문 곳은 가성비가 압도적이었다. 우선 침실이 따로 있고, 싱글 베드가 한 켠에 두 개 더 있었기 때문에, 중간중간 낮잠 잘 때 요긴하게 사용했다. 거실과 주방도 굉~장히 넓어서 이런 숙소면 두어달 살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 호텔이 아님에도 매일매일 룸클리닝을 해주셨다.

다만 중간에 굉장히 애매한.. 아고다 이슈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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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록. 포르투 아고다 전산 오류 ⚠️

방이 너무 좋아서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다락방까지 딸린 훨씬 넓은 방이었다. 예약 내역에도 기록되어 있다. 리셉션에 문의했더니, 숙소 시스템에는 현재 체크인한 방으로 예약이 들어온게 맞다고 한다. 이게 무슨 소리? 아고다에 문의했다. 아고다에서는 전산 이슈임을 인정하고, 원래 예약한 방의 가격과 현재 머물고 있는 방의 차액을 환불해주었다.

며칠 후 우리는 포르투에서 몇 박 더 머무르기 위해 아고다에서 현재 묵고 있는 방을 선택해서 추가 결제를 했다. 리셉션에서는 우리가 더 작은 방으로 예약되었다고 한다. 이게 또 무슨 소리? 숙소 시스템과 아고다 시스템 간 룸 데이터 매칭이 무언가 잘못된 듯 한데, 이전에 문제를 이야기했음에도 바로 고치지 않았단 소리. (내가 PM이었다면 중요한 이슈로 보고 빠르게 핫픽스를 했을 것임..) 결국 아고다 예약건을 취소하고 숙소에 직접 결제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말로 정리하니 간단하지만 이 과정을 위해 아고다와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받고 리셉션도 수차례 왔다갔다... 며칠 동안 여간 귀찮았다.

감동적인 첫 노을

포르투는 노을이 멋지기로 유명하다. 첫날 체크인을 하고 곧 해가질 시간이 되어 빠르게 히타쿠를 재촉해서 노을을 보러 강가로 갔다. 포르투를 제대로 만났던 이 첫 경험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후 포르투에서의 여행이 내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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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abento (원지 추천 맛집)

원지 팬인 나는 포르투까지 와서 원지가 추천한 맛집을 꼭 가고 싶었다. 원지 이펙트로 예약조차 어려웠는데, 포르투 첫 날 저녁 전화를 걸어보니 오픈시간에 한 테이블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서 호다닥 걸어갔다. 한국인들 무조건 시키는 카타플라나와 나시고랭 주문. 카타플라나가 기대됐는데, 의외로 나시고랭이 아주 맛있었다. 나시고랭 맛있다고 유난 법썩 떨면서 먹었드니, 옆 테이블(한국인 커플)에서 몇 번 흘끔 하시더니 나시고랭 주문하심ㅋㅋㅋㅋ

유럽은 식당 물가가 비싼 편인데, (다행히 팁 문화는 없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 곳은 결코 저렴하진 않았지만 서비스와 맛을 생각했을 때 합리적인 식당으로 평가한다. 다만 상벤투역 안에, 심지어 플랫폼 옆에 있기 때문에 찾아가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게 에너지 회복을 하고, 상벤투 역사도 구경하고 골목들도 구경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역시.. 유럽은 골목 탐방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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